제목과 내용이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 영화들 중 하나였던 영화로 우리나라 제목은 체코 민주화운동을 뜻하는 "프라하의 봄"이라는 영화를 소개할까 합니다. 줄거리는 영화제목과는 조금 다르며 원작 소설의 내용에 따른 주인공들의 각기 다른 사랑과 삶의 방식을 다루고 있습니다. 영화감상평에서는 감상 후의 느낌과 원작소설과 다른 점 등을 적어보겠습니다.
영화소개
1988년 미국에서 만들어진 영화로 원제는 "The unbearable lightness of being(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으로 1984년 체코 출신의 작가 밀란 쿤데라가 발표한 같은 제목의 소설이 원작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프라하의 봄이라는 제목으로 1989년 개봉하였습니다. 감독은 전 세계적 흥행에 성공한 유명한 인디아나존스 시리즈의 시작인 레이더스(1981년)의 원안 저작자이고 2008년 크리스털 해골의 왕국을 감독한 필립 카우프만입니다. 영화의 주 무대가 1968년 프라하로 우리에겐 색다르고 아름다운 동유럽의 풍광과 건축을 배경으로 즐길 수 있는 영화입니다. 그러나 주인공들 개인 간의 존재와 사랑에 대한 다른 생각의 갈등과 국가와 이념이라는 집단적인 충돌이라는 불편한 현실이 다소 길게 느껴질 수 있는 3시간의 영화 안에 차분하게 채워져 있습니다.
영화줄거리
이혼한 프라하의 의사인 토마시(다니엘 데이 루이스)는 여러 여자들과 성적 관계를 즐기지만 함께 잠을 자지는 않습니다. 그들 중 화가 사비나(레나 올린)도 가벼울 수 있는 그와의 만남을 즐기고 있습니다. 병원 동료의 부탁으로 시골 마을로 왕진 간 토마시는 우연히 테레사(줄리엣 비노쉬)를 만나게 되고 그는 그녀에게 호감을 표현하며 프라하에 오면 들르라 말합니다. 테레사는 며칠 후 프라하로 토마시를 찾아가고 그들은 성관계를 하게 되는데 토마시는 이상하게도 다른 여자들과는 다르게 느껴지는 테레사와 함께 잠을 자게 됩니다. 그는 테레사를 위해 사비나에게 취직 자리를 부탁하고 덕분에 테레사는 자신이 찍은 사진을 신문사에 팔 수 있게 됩니다. 토마시는 사랑의 감정을 느낀 테레사와 무겁게만 생각했던 결혼을 하게 되고 그녀가 좋아하는 소설 안나 카레니나의 남편이름을 딴 카레닌이라는 애완견을 선물합니다. 프라하의 봄 사건이 일어나고 러시아군의 탱크가 난입한 프라하의 현장을 촬영하다 경찰에 연행되고 조사를 받습니다. 사비나는 혼란을 피해 스위스 제네바로 가 유부남인 대학교수 프란츠(데릭 드 링)와 즐기는 관계를 가집니다. 결국 토마시도 테레사와 스위스 제네바로 갑니다. 프란츠는 사비나와는 다르게 둘의 관계가 즐기는 것을 넘어서길 바랍니다. 그러나 다시 만난 사비나와 토마시는 전과 같이 즐기는 관계를 이어갑니다. 프란츠는 사비나에게 부인과 이혼했음을 말하려 했지만 사비나는 토마시와도 마지막 만남을 하고 자유롭게 미국으로 떠납니다. 테레사도 여전히 자유롭게 외도하는 토마시에게 짐만 된 것 같다는 편지를 남기고 체코로 돌아갑니다. 다시 혼자가 된 토마시는 잠시 과거의 자유로움을 느끼는 듯했으나 오히려 테레사의 빈자리는 더욱더 크게 다가왔습니다. 결국 토마시도 테레사를 찾아 프라하로 돌아갑니다. 그러나 양심의 무게로 과거에 썼던 신문기고를 철회지 않으면서 토마시의 의사 면허가 박탈되고 그는 유리 닦는 청소부로 일을 하게 되었지만 토마시는 여전히 많은 여자들과 즐기는 만남을 가졌습니다. 이에 화가 난 테레사도 다른 남자를 만나기도 하지만 그런 자신게 실망합니다. 마침내 두 사람은 모든 것을 뒤로하고 시골로 내려가 한적하고 행복한 생활을 시작합니다. 그러나 미국의 정착한 사비나에게 토마시와 테레사가 함께 교통사고로 사망했다는 편지 한 통이 배달됩니다.
영화감상평
이 영화는 우리가 무심코 또는 무시하듯 넘겨왔던 일들은 다시 생각해 보게 합니다. 토마시의 가벼운 이성관계가 한편으로 부럽고 테레사와 같은 연인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도 해 봅니다. 사비나와 같은 치명적인 자유분방함도 또한 가져보고 싶습니다. 어느 누구에게나 조금씩 내재된 성향이 주인공들로 극대화되어 인간 심리의 복잡함을 조금은 단순하게 묘사한 듯합니다. 어느 누가 옳다고 할 수 없는 각자의 가벼움과 무거움으로 서로에게 끌리기도 하고 밀어내기도 하는 우리의 삶이 네 명의 주요 인물인 토마시 테레사 사비나 그리고 프란츠를 통해 잘 표현되어 있습니다. 우연 또는 우연이고 싶은 사건들로 관계를 맺은 토마시와 테레사는 사랑에 빠질 때의 우리를 연상시키는 한편 개인의 관계에 그렇게 가벼워 보이던 토마스가 기사철회를 거부하는 신념의 무거움을 보여줄 때 과연 나는 어땠을까 하고 생각하게 합니다. 소설은 영화보다도 더 무겁게 니체를 소개하며 시작하고 각 장마다 시점이 달라지는 구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또한 밀란 쿤데라는 이 영화 제작에는 많은 도움을 주었으나 이 영화 이후에는 본인 작품의 어떤 영화화도 허락하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인쇄매체와 영상매체의 물리적 차이점 이외의 어떤 것이 작가의 그런 결정에 영향을 주었는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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